월드컵주변 과 한강변
우리 둘 산책길
어디로 가는지 모를
한강에 보이지않튼
수백마리의 철새무리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
찬서리에 움추린 들꽃
새빨간 산수유 열매
소나무사이
안개에 가리운
달같은 해
길가
새빨간 단풍길
걸으며
올해의 마지막
가을 모습들
우리 둘이 만끽
완상하며
12월의 시 -이해인
또 한해가 가 버린다고
한탄하며 우울해 하기보다는
아직 남아 있는 시간들을
고마워 하는 마음을
지니게 해 주십시오
한 해 동안 받은
우정과 사랑의 선물들
저를 힘들게 했던 슬픔까지도
선한 마음으로 봉헌하며
솔방울 그려진 감사 카드 한장
사랑하는 이들에게
뛰우고 싶은 12월
이제 또 살아야지요
해야 할 일들 곧잘 미루고
작은 약속을 소홀히 하며
나에게 마음 닫아 걸었던
한해의 잘못을 뉘우치며
겸손히 길을 가야 합니다
같은 잘못을 되풀이 하는 제가
올해도 밉지만
후회는 깊이 하지 않으렵니다
진정 오늘 밖에 없는 것처럼
시간을 아껴 쓰고
모든 것을 용서하면
그것 자체로 행복일 텐데
이런 행복까지도 미루고 사는
저의 어리석음을 용서하십시오
보고 듣고 말할 것
너무 많아 멀미 나는 세상에서
항상 깨어 살기 쉽지 않지만
눈은 순결하게
마음은 맑게 지니도록
고독해도 빛나는 노력을
계속하게 해 주십시오
12월엔 묵은 달력을 떼어 내고
새 달력을 준비하며
조용히 말하렵니다
가라 옛날이여
오라 새 날이여
나를 키우는 모두가 필요한
고마운 시간들이여
겨울길을 간다-이해인
겨울길을 간다
봄 여름 데리고
호화롭던 숲
가을과 함께
서서히 옷을 벗으면
텅빈 해질녘에
겨울이 오는 소리
문득 창을 열면
흰 눈 덮힌 오솔길
어둠은 더욱 깊고
아는이 하나 없다
별없는 겨울숲을 혼자서 가니
먼길에 목마른 가난의 행복
고운별 하나
가슴에 묻고
겨울숲길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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